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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월산 양성성도기

자라가슴 2010. 12. 20. 18:38

083

南白月二聖努朕夫得怛怛朴朴(남백월이성노짐부득달달박박)-삼국유사


白月山兩聖成道記云(백월산양성성도기운) : <백월산양성성도기>에 이렇게 말하였다. 

白月山在新羅仇史郡之北(백월산재신라구사군지북) : "백월산(白月山)은 신라 구사군의 북쪽에 있었다. 

(古之屈自郡(고지굴자군) :  (옛날의 굴자군.

今義安郡(금의안군) : 지금의 의안군))

峰巒奇秀(봉만기수) : 산봉우리는 기이하고 빼어났는데

延袤數百里(연무수백리) : 그 산줄기가 수백 리에 뻗쳐 있어

眞巨鎭也(진거진야) : 참으로 큰 진산(鎭山)이다."

古老相傳云(고노상전운) : 옛 노인들이 서로 전해서 말한다.  "

昔唐皇帝嘗鑿一池(석당황제상착일지) : 옛날에 당(唐)나라 황제(皇帝)가 어느 때에 못을 하나 팠는데,  

每月望前(매월망전) : 달마다 보름 전이면

月色滉朗(월색황랑) : 달빛이 밝고,

中有一山(중유일산) : 못 가운데에 산이 하나 있고

嵓石如師子(암석여사자) : 사자(獅子)처럼 생긴 바위가

隱映花間之影(은영화간지영) : 꽃 사이로 은은히 비쳐서 그림자를

現於池中(현어지중) : 못 가운데에 나타냈다.

上命畫工圖其狀(상명화공도기장) : 황제는 화공(畵工)을 시켜서 그 모양을 그리게 하여

遺使搜訪天下(유사수방천하) : 사자(使者)를 보내서 온 천하를 돌면서 찾도록 했다. 

至海東(지해동) : 사자가 해동(海東)에 이르러 보니

見此山有大師子嵓(견차산유대사자암) : 그 산에 큰 사자암(獅子巖)이 있고

山之西南二步許(산지서남이보허) : 산의 서남쪽 이보(二步)쯤 되는 곳에

有三山(유삼산) : 삼산(三山)이 있는데

其名花山(기명화산) : 그 이름은 화산인데

(其山一體三首(기산일체삼수) :  (그 산의 몸체는 하나인데 봉우리가 셋이어서

故云三山(고운삼산) :삼산이라고 했다) )

與圖相近(여도상근) : 모양이 그림과 같았다.

然未知眞僞(연미지진위) : 그러나 아직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서

以隻履懸於師子嵓之頂(이척리현어사자암지정) : 신 한 짝을 사자암 꼭대기에 걸어 놓고

使還奏聞(사환주문) : 돌아와 아뢰었다. 

履影亦現池(리영역현지) : 그런데 신 그림자도 역시 못에 비치므로

帝乃異之(제내이지) : 황제는 이상히 여겨

賜名曰白月山(사명왈백월산) : 그 산 이름을 백월산(白月山)이라고 했다 

(望前白月影現故以名之(망전백월영현고이명지) : (보름 전에는 백월의 그림자가 못에 나타나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).)

然後池中無影(연후지중무영) : 그러나 그 후로는 못 가운데에 산 그림자가 없어졌다."

山之東南三千步許(산지동남삼천보허) : 이 산의 동남쪽 3,000보 쯤 되는 곳에

有仙川村(유선천촌) : 선천촌(仙川村)이 있고,

村有二人(촌유이인) : 그 마을에는 두 사람이 살고 있었다. 

其一曰努朕夫得(기일왈노짐부득) : 그 하나는 노힐부득이니

(一作等(일작등) : (혹은 등等이라고 쓴다))

父名月藏(부명월장) : 아버지는 이름을 ‘월장’이라 했고,

母味勝(모미승) : 어머니는 ‘미승’이라 했다. 

其一曰怛怛朴朴(기일왈달달박박) : 또 하나는 ‘달달박박’이니

父名修梵(부명수범) : 그의 아버지는 이름을 수범(修梵)이라 했고,

母名梵摩(모명범마) : 어머니는 범마(梵摩)라 했다

(鄕傳云雉山村(향전운치산촌) : (향전에는 치산촌이라 했으나

誤矣(오의) : 잘못이다. 

二士之名方言(이사지명방언) : 두 선비의 이름은 방언이니

二家各以二士心行騰騰苦節二義名之爾(이가각이이사심행등등고절이의명지이) : 두 집에는 각각 두 선비의 마음과 행동이 등등하고 고절하다는 두 가지 뜻에서 이렇게 이름지은 것이다).)

皆風骨不凡(개풍골불범) : 이들은 모두 풍채와 골격(骨格)이 범상치 않았고,

有域外遐想(유역외하상) : 속세를 떠난 마음이 있어

而相與友善(이상여우선) : 서로 좋은 친구였다.  

年皆弱冠(년개약관) : 나이가 모두 20세가 되자

往依村之東北嶺外法積房(왕의촌지동북령외법적방) : 마을 동북쪽 고개 밖에 있는 법적방(法積房)에 가서

剃髮爲僧(체발위승) :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. 

未幾聞西南雉山村法宗谷僧道村有古寺(미기문서남치산촌법종곡승도촌유고사) : 얼마 되지 않아, 서남쪽 치산촌(雉山村) 법종곡(法宗谷) 승도촌(僧道村)에 옛절이 있는데,

可以拪眞(가이천진) : 천진할 수있다는 말을 듣고,

同往大佛田小佛田二洞(동왕대불전소불전이동) : 함께 가서 대불전(大佛田)·소불전(小佛田)의 두 마을에  

各居焉(각거언) : 각각 살았다.

夫得寓懷眞庵(부득우회진암) : 부득(夫得)은 회진암(懷眞巖)에 살았는데

一云壤寺(일운양사) : 혹은 이곳을 양사에 살았다. 

(今懷眞洞有古寺基是也(금회진동유고사기시야) : (지금 회진동에 옛 절터가 있으니 이것이다)

朴朴居瑠璃光寺(박박거류리광사) : 박박은 유리광사라고도 했다

(今梨山上有寺基是也(금리산상유사기시야) : (지금 이산 위에 절터가 있는 것이 이것이다)))

皆挈妻子而居(개설처자이거) : 이들은 모두 처자(妻子)를 데리고 와서 살면서

經營産業(경영산업) : 산업(産業)을 경영하고

交相來往(교상래왕) : 서로 왕래하면서

棲神安養(서신안양) : 정신을 수양하고 편안히 마을을 길러

方外之志(방외지지) : 속세를 떠날 마음을

未常暫廢(미상잠폐) : 잠시도 폐하지 않았다. 

觀身世無常(관신세무상) : 그들은 몸과 세상의 무상(無常)함을 느껴

因相謂曰(인상위왈) : 서로 말했다. 

腴田美歲良利也(유전미세양리야) : "기름진 밭과 풍년 든 해는 참으로 이롭지만

不如衣食之應念而至(불여의식지응념이지) : 의식(衣食)이 마음대로 생기고

自然得飽煖也(자연득포난야) : 자연히 배부르고 따뜻함을 얻는 것만 못하다. 

婦女屋宅情好也(부녀옥택정호야) : 또 부녀(婦女)와 집이 참으로 좋으나,

不如蓮池華藏千聖(불여련지화장천성) : 연지화장(蓮池花藏)에서 여러 부처가

共遊鸚鵡孔雀(공유앵무공작) : 앵무새나 공작새와 함께 놀면서

以相娛也(이상오야) : 서로 즐기는 것만 못하다. 

?學佛當成佛(?학불당성불) : 더구나 불도(佛道)를 배우면 응당 부처가 되고,

修眞必得眞(수진필득진) : 참된 것을 닦으면 반드시 참된 것을 얻는 데에 있어서랴. 

今我等旣落彩爲僧(금아등기락채위승) : 지금 우리들은 이미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으니

當脫略纏結(당탈략전결) : 마땅히 몸에 얽매어 있는 것을 벗어 버리고

成無上道(성무상도) : 무상(無上)의 도(道)를 이루어야 할 것인데,

豈宜汨沒風塵(기의골몰풍진) : 어찌 이 풍진(風塵) 속에 파묻혀

與俗輩無異也(여속배무이야) : 세속 무리들과 같이 지내서야 되겠는가." 

遂唾謝人間世(수타사인간세) : 이들은 드디어 인간 세상을 떠나서

將隱於深谷(장은어심곡) : 장차 깊은 골짜기에 숨으려 했다.

夜夢白毫光自西而至(야몽백호광자서이지) : 어느날 밤 꿈에 백호(白毫)의 빛이 서쪽에서 오더니

光中垂金色臂(광중수금색비) : 빛 속에서 금빛 팔이 내려와서

摩二人頂(마이인정) : 두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 주었다. 

及覺說夢(급교설몽) : 꿈에서 깨어 그 얘기를 하니

與之符同(여지부동) : 두 사람의 말이 똑같으므로

皆感嘆久之(개감탄구지) : 이들은 모두 한참동안 감탄하다가

遂入白月山無等谷(수입백월산무등곡) : 드디어 백월산(白月山) 무등곡으로 들어갔다.

(今南藪洞也(금남수동야) : (無等谷; 지금의 남수동南藪洞))

朴朴師占北嶺師子嵓(박박사점북령사자암) : 박박사(朴朴師)는 북쪽 고개의 사자암(獅子巖)을 차지하여

作板屋八尺房而居(작판옥팔척방이거) : 판잣집 8척 방을 만들고 살았으므로

故云板房(고운판방) : 판방(板房)이라 하고,

夫得師占東嶺磊石下有水處(부득사점동령뇌석하유수처) : 부득사(夫得師)는 동쪽 고개의 무더기 돌 아래 물이 있는 곳을 차지하고

亦成方丈而居焉(역성방장이거언) : 역시 방을 만들어 살았으므로

故云磊房(고운뇌방) : 뇌방(磊房)이라고 했다

(鄕傳云(향전운) : (향전에는,

夫得處山北瑠璃洞(부득처산북류리동) : 부득은 산 북쪽 유리동에 살았으니

今板房(금판방) : 곧 지금의 판방이요,

朴朴居山南法精洞磊房(박박거산남법정동뢰방) : 박박은 산 남쪽 법정동 뇌방에 살았다고 했으니

與此相反(여차상반) : 이 기록과는 서로 반대된다. 

以今驗之(이금험지) : 지금 와서 보면

鄕傅誤矣(향부오의) : 향전鄕傳이 잘못되었다).  )

各庵而居(각암이거) : 이들은 각각 암자에 살면서

夫得勤求彌勒(부득근구미륵) : 부득(夫得)은 미륵불(彌勒佛)을 성심껏 구했고,

朴朴禮念彌陀(박박예념미타) : 박박(朴朴)은 미타불(彌陀佛)을 경례하고 염송(念誦)했다.

未盈三載(미영삼재) : 3년이 못되어

景龍三年己酉四月八日(경용삼년기유사월팔일) : 경룡(景龍) 3년 기유(709) 4월 8일은

聖德王卽位八年也(성덕왕즉위팔년야) : 성덕왕(聖德王) 즉위 8년이다. 

日將夕(일장석) : 해는 저물어가는데

有一娘子年幾二十(유일낭자년기이십) : 나이 20이 가깝고

姿儀殊妙(자의수묘) : 얼굴이 매우 아름다운 낭자(娘子)가

氣襲蘭麝(기습란사) : 난초의 향기와 사향 냄새를 풍기면서

俄然到北庵(아연도북암) : 갑자기 북암에 와서

(鄕傅云南奄(향부운남엄) : (향전鄕傳에는 남암南庵이라 했다))

請寄宿焉(청기숙언) : 자고 가기를 청하면서

因投詞曰(인투사왈) : 글을 지어 바친다.

行遲日落千山暮(행지일락천산모) : 갈 길 더딘데 해는 떨어져 모든 산이 어둡고,

路隔城遙絶四隣(노격성요절사린) : 길은 막히고 성은 멀어 인가도 하나 없구나.

今日欲投庵下宿(금일욕투암하숙) : 오늘은 이 암자에서 자려 하니

慈悲和尙莫生嗔(자비화상막생진) : 자비스러운 스님은 노하지 마시오.

朴朴曰(박박왈) : 박박은 말했다. 

蘭若護淨爲務(난야호정위무) : "절은 깨끗해야 하는 것이니

非爾所取近(비이소취근) : 그대가 가까이 올 곳이 아니오. 

行矣(행의) : 어서 다른 데로 가고

無滯此處(무체차처) : 여기에서 지체하지 마시오."하고는

閉門而入(폐문이입) : 문을 닫고 들어갔다

(記云(기운) : (기에 말하기를,

我百念灰今無以血囊見試(아백념회금무이혈낭견시) :"나는 모든 잡념이 없으니 혈낭을 가지고 시험하지 말라"고 했다). )

娘歸南奄(낭귀남엄) : 낭자(娘子)는 남암으로 돌아가서

(傳曰北庵(전왈북암) : (향전에는 북암))

又請如前(우청여전) : 또 전과 같이 청하니

夫得曰(부득왈) : 부득(夫得)은 말했다. 

汝從何處(여종하처) : "그대는 이 밤중에

犯夜而來(범야이래) : 어디서 왔는가."

娘答曰(낭답왈) : 낭자가 대답한다.

湛然與太虛同體(담연여태허동체) : "맑기가 태허(太虛)와 같은데

何有往來(하유왕래) : 어찌 오고 가는 것이 있겠습니까. 

但聞賢士志願深重(단문현사지원심중) : 다만 어진 선배의 바라는 뜻이 깊고

德行高堅(덕행고견) : 덕행(德行)이 높고 굳다는 말을 듣고

將欲助成菩提(장욕조성보제) : 장차 도와서 보리(菩提)를 이루고자 해서일 뿐입니다."

因投一偈曰(인투일게왈) : 그리고는 게(偈) 하나를 주었다.

日暮千山路(일모천산로) : 해 저문 깊은 산길에,

行行絶四隣(행행절사린) : 가도 가도 인가는 보이지 않는구나

竹松陰轉邃(죽송음전수) : 대나무와 소나무 그늘은 그윽하기만 하고

溪洞響猶新(계동향유신) : 시내와 골짜기에 물소리 더욱 새로워라.

乞宿非迷路(걸숙비미로) : 길 잃어 잘 곳 찾는 것 아니요,

尊師欲指津(존사욕지진) : 존사(尊師)를 인도하려 함일세.

願惟從我請(원유종아청) : 원컨대 내 청 들어만 주시고,

且莫問何人(차막문하인) : 길손이 누구인지 묻지 마오.

師聞之驚駭(사문지경해) : 부득사(夫得師)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놀라면서

謂曰(위왈) : 말했다. 

此地非婦女相汚(차지비부녀상오) : "이곳은 여자와 함께 있을 곳이 아니나,

然隨順衆生(연수순중생) : 중생(衆生)을 따르는 것도

亦菩薩行之一也(역보살행지일야) : 역시 보살행(菩薩行)의 하나일 것이오. 

況窮谷夜暗(황궁곡야암) : 더구나 깊은 산골짜기에 날이 어두웠으니

其可忽視歟(기가홀시여) : 어찌 소홀히 대접할 수 있겠소." 

乃迎揖庵中而置之(내영읍암중이치지) : 이에 그를 맞아 읍(揖)하고 암자 안에 있게 했다. 

至夜淸心礪操(지야청심려조) : 밤이 되자 부득은 마음을 맑게 하고 지조를 닦아

微燈半壁(미등반벽) : 희미한 등불이 비치는 벽 밑에서 

誦念厭厭(송념염염) : 고요히 염불했다.

及夜將艾(급야장애) : 밤이 새려 할 때

娘呼曰(낭호왈) : 낭자는 부득을 불러 말했다. 

予不幸適有産憂(여불행적유산우) :  "내가 불행히 마침 산고(産故)가 있으니

乞和尙排備苫草(걸화상배비점초) : 원컨대 스님께서는 짚자리를 준비해 주십시오."

夫得悲矜莫逆(부득비긍막역) : 부득이 불쌍히 여겨 거절하지 못하고

燭火殷勤(촉화은근) : 은은히 촛불을 비치니

娘旣産(낭기산) : 낭자는 이미 해산을 끝내고

又請浴(우청욕) : 또 다시 목욕하기를 청한다. 

弩肹漸懼交心(노힐점구교심) : 부득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마음속에 얽혔으나,

然哀憫之情有加無已(연애민지정유가무이) :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그보다 더해서 마지못하여

又備盆槽(우비분조) : 또 목욕통을 준비해서

坐娘於中(좌낭어중) : 낭자를 통 안에 앉히고

薪湯以浴之(신탕이욕지) : 물을 데워 목욕을 시키니

旣而槽中之水香氣郁烈(기이조중지수향기욱열) : 이미 통 속 물에서 향기가 강하게 풍기면서

變成金液(변성금액) : 금액(金液)으로 변한다. 

弩肹大駭(노힐대해) : 부득이 크게 놀라자

娘曰(낭왈) : 낭자가 말했다. 

吾師亦宜浴此(오사역의욕차) : "우리 스승께서도 이 물에 목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.

肹勉强從之(힐면강종지) : "부득이 마지못하여 그 말에 좇았더니

忽覺精神爽凉(홀각정신상량) : 갑자기 정신이 상쾌해지는 것을 깨닫고

肌膚金色(기부금색) : 살결이 금빛으로 되고,

視其傍忽生一蓮臺(시기방홀생일련대) : 그 옆을 보니 졸지에 연대(蓮帶) 하나가 생겼다. 

娘勸之坐(낭권지좌) : 낭자가 부득에게 앉기를 권하고

因謂曰(인위왈) : 말한다. 

我是觀音菩薩(아시관음보살) : "나는 관음보살(觀音菩薩)인데

來助大師(래조대사) : 여기 와서 대사를 도와

成大菩提矣(성대보제의) : 대보리(大菩提)를 이루도록 한 것이오."

言訖不現(언흘불현) : 말을 마치더니 이내 보이지 않았다. 

朴朴謂肹今夜必染戒(박박위힐금야필염계) : 한편 박박(朴朴)이 생각하기를, "부득이 오늘 밤에 반드시 계(戒)를 더럽혔을 것이니

將歸听之(장귀은지) : 비웃어 주리라"하고

旣至(기지) : 가서 보니

見肹坐蓮臺(견힐좌련대) : 부득은 연화대(蓮花臺)에 앉아

作彌勒尊像(작미륵존상) : 미륵존상(彌勒尊像)이 되어

放光明(방광명) : 광명(光明)을 내뿜는데

身彩檀金(신채단금) : 그 몸은 금빛으로 변해 있었다. 

不覺扣頭而禮曰(불각구두이예왈) : 박박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말한다.  "

何得至於此乎(하득지어차호) :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습니까.

肹具敍其由(힐구서기유) : "부득이 그 까닭을 자세히 말해 주니

朴朴嘆曰(박박탄왈) : 박박은 탄식해 말한다.

我乃障重(아내장중) : "나는 마음 속에 가린 것이 있어서,

幸逢大聖(행봉대성) : 다행히 부처님을 만났으나

而反不遇(이반불우) : 도리어 대우하지 못했으니,

大德至仁(대덕지인) : 큰 덕(德)이 있고 지극히 어진

先吾著鞭(선오저편) : 그대가 나보다 먼저 이루었소. 

願無忘昔日之契(원무망석일지글) : 부디 옛날의 교분(交分)을 잊지 마시고

事須同攝(사수동섭) : 일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.

肹曰(힐왈) : "  부득이 말한다. 

槽有餘液(조유여액) : "통 속에 금액이 남았으니

但可浴之(단가욕지) : 목욕함이 좋겠습니다

朴朴又浴(박박우욕) : ."박박도 목욕을 하여

亦如前成無量壽(역여전성무량수) : 부득과 같이 무량수(無量壽)를 이루니

二尊相對儼然(이존상대엄연) : 두 부처가 서로 엄연히 대해 있었다. 

山下村民聞之(산하촌민문지) :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

競來瞻仰(경래첨앙) : 다투어 와서 우러러보고

嘆曰(탄왈) : 감탄하기를,

希有(희유) : "참으로 드문 일이로다.

希有(희유) : 참으로 드문 일이로다."했다. 

二聖爲說法要(이성위설법요) : 두 부처는 그들에게 불법(佛法)의 요지(要旨)를 설명하고 나서,

全身躡雲而逝(전신섭운이서) : 온몸으로 구름을 타고 가 버렸다.

天寶十四年乙未(천보십사년을미) : 천보(天寶) 14년 을미(乙未; 755)에

新羅景德王卽位(신라경덕왕즉위) : 신라 경덕왕(景德王)이 즉위

(古記云(고기운) : (<고기古記>엔

天鑑二十四年乙未法興卽位(천감이십사년을미법흥즉위) : 천감天監 24년 을미乙未에 법흥왕法興王이 즉위했다고 했으나 하여

何先後倒錯之甚如此(하선후도착지심여차) : 그 선후가 뒤바뀐 것이 어찌 이렇게 심할까) )

聞斯事(문사사) : 이 말을 듣고

以丁酉歲遣使創大伽藍(이정유세견사창대가람) : 정유(丁酉; 757)년에 사자(使者)를 보내서 큰 절을 세우고

號白月山南寺(호백월산남사) : 이름을 백월산 남사(白月山 南寺)라 했다. 

廣德二年(광덕이년) : 광덕(光德) 2년

(古記云大曆元年(고기운대력원년) : (<고기古記>에는 대력大曆 원년이라고 했으나

亦誤(역오) : 역시 잘못된 것이다))

甲辰七月十五日(갑진칠월십오일) : 갑진(甲辰; 764) 7월 15일에

寺成(사성) : 절이 완성되자,

更塑彌勒尊像(경소미륵존상) : 다시 미륵존상(彌勒尊像)을 만들어

安於金堂(안어금당) : 금당(金堂)에 모시고

額曰(액왈) : 액자(額字)를 '

現身成道彌勒之殿(현신성도미륵지전) : 현신성도미륵지전(現身成道彌勒之殿)'이라 했다. 

又塑彌陀像安於講堂(우소미타상안어강당) : 또 아미타불상(阿彌陀佛像)을 만들어 강당(講堂)에 모셨는데,

餘液不足(여액불족) : 남은 금액(金液)이 모자라

塗浴未周(도욕미주) : 몸에 전부 바르지 못했기 때문에

故彌陀像亦有斑駁之痕(고미타상역유반박지흔) : 아미타불상에는 역시 얼룩진 흔적이 있다. 

額曰(액왈) : 그 액자는 '

現身成道無量壽殿(현신성도무량수전) : 현신성도무량수전(現身成道無量壽殿)'이라 했다.

議曰(의왈) : 논평해 말한다. 

娘可謂應以婦女身攝化者也(낭가위응이부녀신섭화자야) : "낭(娘)은 참으로 부녀의 몸으로서 섭화(攝化)했다 할 만하다. 

華嚴經(화엄경) : <화엄경(華嚴經)>에

摩耶夫人善知識(마야부인선지식) : 마야부인(摩耶夫人) 선지식(善知識)이

寄十一地生佛如幻解脫門(기십일지생불여환해탈문) : 십일지(十一地)에 살면서 부처를 낳아 해탈문(解脫門)을 여환(如幻)한 것과 같다. 

今娘之桷産微意在此(금낭지각산미의재차) : 이제 낭자의 순산한 뜻이 여기에 있으며,

觀其投詞(관기투사) : 그가 준 글은

哀婉可愛(애완가애) : 슬프고도 간곡하고 사랑스러워서

宛轉有天仙之趣(완전유천선지취) : 천선(天仙)의 지취(志趣)가 있다. 

嗚呼(오호) : 아,

使娘婆不解隨順衆生語言(사낭파불해수순중생어언) : 낭자가 만일 중생을 따라서 다라니(陀羅尼)를 해득할 줄 몰랐더라면 과연 이같이 할 수가 있었겠는가. 

陀羅尼(다라니) :

其能若是乎(기능약시호) :

其末聯宜云(기말련의운) : 그 글 끝귀에는 마땅히, 이르기를'

淸風一榻莫予嗔(청풍일탑막여진) : 맑은 바람이 한자리함을 꾸짖지 마오'했어야 할 것이나

然不爾云者(연불이운자) :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

盖不欲同乎流俗語爾(개불욕동호류속어이) : 대개 세속의 말과 같이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."

讚曰(찬왈) : 찬(讚)해 말한다.

滴翠嵓前剝啄聲(적취암전박탁성) : 푸른빛 떨어지는 바위 앞에 문 두드리는 소리,

何人日暮扣雲扃(하인일모고운경) : 어떤 사람이 해 저문데 구름 속 길을 찾는가.

南庵且近宜尋去(남암차근의심거) : 남암(南庵)이 가까운데 그리로 갈 것이지,

莫踏蒼苔汚我庭(막답창태오아정) : 푸른 이끼 밟고서 내 뜰을 더럽히지 마오.

右北庵(우북암) : 위는 북암(北庵)을 찬(讚)한 글이다.

谷暗何歸已暝煙(곡암하귀이명연) : 골짜기에 해 저문데 어디로 가리,

南窓有蕈且流連(남창유심차유연) : 남창(南窓)에 자리 있으니 머물다 가오.

夜蘭百八深深轉(야란백팔심심전) : 밤 깊어 백팔 염주(念珠) 세고 있으니,

只恐成喧惱客眠(지공성훤뇌객면) : 이 소리 시끄러워 길손의 잠 깰까 두려워라.

右南庵(우남암) : 위는 남암(南庵)을 찬(讚)한 글이다.

十里松陰一徑迷(십리송음일경미) : 10리(里) 솔 그림자에 한 길을 헤매다가,

訪僧來試夜招提(방승래시야초제) : 밤 초제(招提)로 중을 찾아 시험했네.

三槽浴罷天將曉(삼조욕파천장효) : 세 통에 목욕 끝나니 날도 장차 새는데,

生下雙兒擲向西(생하쌍아척향서) : 두 아이 낳아 던져 두고 서쪽으로 갔네.

右聖娘(우성낭) : 위는 성랑(聖娘)을 찬(讚)한 것이다.